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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뉴욕

[Trip] 뉴욕에서 비행기 놓친 썰 + 당일 예매시 가격은?

디유비 2020. 2. 16. 21:58

워싱턴 D.C

예전에 제주도에서 잠시 살았을 때의 일이다.

미리 체크인을 해두고 캐리어를 보내지 않으면 보통 30분 전에 제주 공항에 도착하면 게이트만 통과해서 짐 검사를 하고 들어가면 충분히 탈 수가 있었다. 

 

그 날은 차를 가지고 1시간 전에 제주 공항에 도착했다. 제주 공항은 주차 공간이 협소하여 선이 그어진 공간 이외에 주차장 진입후 구석 갓길에 주차를 해두어도 되었다. 평소 같았다면 갓길에 주차를 하고도 비행기를 타기에는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근데 그 날따라, 주차장 출입구 앞에서 주차요원들이 주차공간을 체크하며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 하... 속이 타들어 갔다. 비행기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내 앞에 늘어선 주차 줄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차를 버리고 비행기를 타러 가고 싶었다. 하.. 난 왜 오늘 택시를 타지 않고 차를 가져왔을까 하며 한탄을 하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xxx 씨 되시나요? 오늘 몇시 김포행 비행기 탑승까지 마감 직전인데 안 타시나요? 못 오시나요? 취소하실 건가요?"

"넵 죄송합니다. 주차를 아직 못해서 못 갈 거 같아요.. 취소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황당하게 예매했던 비행기가 취소를 당하고 나는 그 후로도 한 참을 기다려 주차를 했고, 당일 비행기 티켓을 새로 끊었다. 하지만 예매했던 가격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 후로 항상 비행기 출발시간을 고려하고 미리 체크인을 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었는데 하필이면 뉴욕에서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 . .

 

뉴욕에서의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후 4시 비행기로 워싱턴 D.C에 갈 예정이었다.

아침에 일어난 나는 여유롭게 브런치도 먹고(퀴노아 너무 져아) 아직 만료되지 않은 그레이라인 버스를 타고 맨해튼 업타운 투어도 했다. 

" 아 - 뉴욕 너무 좋다. 평소라면 회사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할 시간에 노니까 더 좋다. " 뉴욕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즐겁게 보냈다. 

 

오후 2시에 택시를 타고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향했다. (우버 안타고 흥정해서 40$)

택시 안에서 심심하고 할 것도 없어서 체크인이나 미리 해볼까 하며 아메리칸 에어라인에 접속해서 나의 예약 번호를 탓탓탓 누르고 체크인을 하는데 "응? 캔슬?" 내가 비행기를 캔슬시킨 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지 하며 이메일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검색 : 아메리칸 에어라인

"음 이건 예약 메일이고, 음 이건 뭐지?"

내가 예약했던 오후 4시 비행기가 오전 10시로 변경되었다는 메일이 무려 3개월 전에 와 있었다.

메일함에는 수많은 광고 메일들이 가득했고 하루에도 몇십 건식 들어오는 광고 메일 때문에, 나는 예약한 순간 받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메일만 체크했지 그 이후에 오는 메일은 광고메일 정도로 여기고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놓쳤다. 환불이 되지 않는 저렴한 티켓이었는데 말이다.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해서 나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통하지 않는다.

"넌 비행기를 놓쳤어, 11시까지만 와도 우리가 연결해줄 수 있는 비행기가 있었지만 넌 지금 너무 늦었어, 그리고 네가 끊은 표는 환불 불가 표야 환불해줄 수 없어."

"하.. 다른 비행편 없어? ㅠ 연결해 줄 수 없어?"

"너는 돈을 내고 새로 사야 해 우리가 찾아보니 필라델피아를 경유해서 가는 게 400달러야. 끊을 거야?"

"하.. 아니.. 내가 찾아보니 델타에 직항이 있는 거 같은데 그건 너네가 못해주지?"

"응 델타 가서 끊어야 해"

 

하.. 그렇게 델타 항공 수속 창구로 가서

"나 워싱턴 D.C 가는 비행기 사려구"
"응 잠시만, 여권 줄래?"

내 여권을 보고 뭔가를 타닥타닥 입력하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나에게 이메일을 보여달란다.

"이메일? (내가 델타 라인을 이전에 탄 적이 있긴 한데, 그래서 내 이메일 주소를 아는 건가?) 네가 방금 나한테 이메일 보낸거니? 왠 이메일?"

 

난 주로 이용하는 gmail을 켰고 언니는 내 핸드폰을 뺏어가서 내 메일함에서 뭔가를 찾는다. 그러더니 8년 전쯤 이용한 델타 항공의 표를 보여주며 너가 예약한 게 이거니? 하고 묻는다.

 

그제서야. 아. 내가 예약을 한 줄 알고 날 검색하고 있었구나 ㅠ 비행기 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언니 뭐 하는 거임. 하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창구에 와서 어디 가는 표 주세요 하면서 비행기 표 끊지. 누가 예약도 안 하고 공항에 바로 옴?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창구에서 사고자한 내가 바보였을 뿐 (스카이스캐너로 검색한 최저가와 가격은 동일) )

"노우! 난 예약을 한 게 아니라 비행기를 놓쳐서 지금 당장 워싱턴 D.C로 가는 표를 사야 해"

그제서야 언니는 이해했다며 표를 끊어주었다. 달러를 내미는 나에게 카드만 된다고 하였고. 짐을 보내려면 추가 결제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미리 끊었으면 150 달러였을 표가.. 당일엔 $450이었다. 혹시나 해서 다음날 갈까 하며 찾아봤지만 역시나 다 비쌌다. ㅠ

국내선인데요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거죠? 제주는 당일날 끊어도 비슷했는데요. 스케일이 다른 미국이었다.

 

여러분 비행기 놓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더군다나 짐은 별도 30 달러. ㅎ ㄷ ㄷ

겨우 시간에 맞춰 표를 끊고 짐을 보내고 비행기를 타러 들어갔다. 사람이 없어서 짐 검사도 빠르게 통과했다. 슬쩍 보니 바로 앞이 게이트인 것 같아. 구경도 하고, 먹을 것을 조금 사고 게이트로 가려고 보는데

으잉?

 

난 사실 뉴욕의 존에프 케네디(John F. Kennedy) 공항 = 인천공항, 라과디아(LaGuardia) 공항 = 김포 공항 정도로 생각하고 당연히 게이트 얼마 없는 작은 공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과디아 공항음 엄청 컸다. 내가 타야 하는 비행기의 게이트는 현재 서있는 곳에서 엄청 멀었고, 파이널 콜을 들으면서 십여분을 전력질주한 후에야 마침내 탈 수 있었다.

하앍하앍.

 

여러분 라과디아 공항 엄청 커요.

맞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수속하는 곳에서 델타 에어라인 수속하는 곳까지 셔틀 탔을 때 알아봤어야 했다.ㅠㅠ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숨을 돌리며 그래도 사길 잘했다며 초콜릿도 먹고, 쿠키도 먹고 휴우 하는데 음료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450이나 내고 탔으니 뽕을 뽑아야겠어!! 하며 맥주를 시켰다. (비행기에서 먹고 체한 적이 있어서 많이 먹거나 알콜을 잘 시키지 않는다.)

그랬더니 승무원 언니가 "어떤 맥주 원하니?"라고 물어본다.

"종류 뭐 있어?"하고 물어보니 내 자리 앞에 꽂혀 있는 책자에서 메뉴가 있는 페이지를 찾아줬다.

 

헐................ 뭐야

나 $450 내고 탔어. 근데 뭐야. 맥주 공짜 아냐? ㅜㅠ

따뜻한 티나 줘

 

흐긁

 

오늘의 교훈 : 체크인은 하루 전 날 하자. 메일을 꼼꼼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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